강물 속에 옮겨 놓은 한반도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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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간재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선암마을의 모습이 한반도 지형과 꼭 닮았다.

강원 영월군 한반도면 옹정리 일대에 위치한 선암마을은 영월 시가지에서 승용차로 30분 정도 달리면 도착할 수 있다. 본래 행정구역 상 '서면(西面)'에 속해 있었으나, 이곳 한반도 지형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2009년 '한반도면(韓半島面)'으로 행정구역명이 바뀌게 됐다. 말 그대로 ‘한반도 속의 한반도’인 셈이다.
 
선암마을에는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75호인 한반도 지형이 있다. 영월 한반도 지형 주차장에서 송림으로 우거진 오솔길을 따라 약 1km 가량 오르면 이 지형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는 오간재 전망대가 나온다. 오간재 전망대로 가는 길 곳곳에는 방문객들이 소원을 담아 쌓아올린 돌탑이 늘어서 있는데, 모두 이 지역에서 나는 석회암들로 만들어진 것이다. 선암마을로 가는 길에는 이와 같은 석회암을 비롯해 석회암 지대에서 자생하는 회양목 등을 관찰할 수 있다.
 
오간재 전망대에 다다르면, 인공위성 사진으로만 보던 한반도 지형을 만날 수 있다. 이 한반도 지형은 마치 강물 속에 한반도를 옮겨다 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바다를 대신해 강물이 한반도의 삼면을 감싸고 있다. 동고서저의 지형과 호랑이의 꼬리를 연상시키는 호미곶의 형태까지 한반도의 형상을 그대로 닮았다. 백두대간을 연상시키는 산맥과 울릉도와 독도를 나타내는 듯한 작은 바위도 있다. 다만 아쉽게도 제주도를 대신할 만한 지형이 없다. 그러나 운이 좋으면 제주도를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한반도 지형을 따라 흘러가는 뗏목이 제주도 위치에 도달했을 때가 그렇다.
 

함께 즐기면 좋은 '뗏목 체험'

선암마을 주민들은 전통 뗏목을 타고 한반도 지형을 따라 흐르는 평창강을 탐사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뗏목은 한반도 지형의 동해안에서 출발해 서해안까지 1km 구간을 왕복한다. 뗏목 체험의 종류도 다양하다. 래프팅 배를 개조한 수중 탐사선을 타면 물속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다. 강 양쪽에 로프를 걸어 줄을 잡아당겨 강을 건너는 줄배타기도 마련돼 있다. 또 한반도 지형의 뛰어난 자연경관을 돌아볼 수 있는 백두대간 트래킹도 사계절 내내 준비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