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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 창덕궁과 종묘에 숨겨진 위대한 가치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장소는 어디일까. 조사에 따르면 명동이 1위이고, 그 다음은 각각 동대문, 남대문시장 순이며, 고궁은 4위였다. 고궁이 한국의 대표적 관광지에 속한다고 볼 수 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여러 고궁의 입장객 수가 고르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4대궁(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과 종묘의 입장객 수는 각각 큰 차이를 보였는데, 그 중 경복궁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나머지의 입장객 수는 현저히 적었다. 고궁 중 2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점을 감안할 때,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에 <트래블투데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고궁 창덕궁과 종묘에 관해 소개한다.

                    
                
  • 방한 외래 관광객 주요 방문지
    (고궁 및 역사문화광광상품화 사업평가를 통한 활성화 방안 마련 연구,한국관광연구원 2012)
     

 
  • 최근 3년(2011~2013)간 서울 궁궐의 입장객 수
        (관광지식정보시스템, 2014)
     

 

창덕궁

창덕궁은 15세기 조선 경복궁의 이궁으로 건립돼 1592년 임진왜란 때 화재로 소실됐다. 그 후 광해군 2년(1610년) 중건돼 법궁으로 사용되다 인조반정으로 대거 소실된 후 다시 보수됐다. 그 후 조선 임금 숙종, 영조. 고종 등이 창덕궁 인정전에서 즉위했으며,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 순종이 창덕궁 대조전에서 승하했다. 한편 구한말 경술국치(한일합방) 역시 창덕궁에서 자행됐다.
 
유네스코는 창덕궁이 조선 궁궐의 전형을 갖추고 있으며, 후원의 조경은 한국 왕실정원으로서 보전할 가치가 있다고 인정해 지난 1997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 창덕궁 정문인 돈화문은 널리 백성들 교화함을 두텁게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돈화문 

돈화문은 현재 서울의 궁궐 정문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광해군 원년인 17C(1609년) 건축물이다. ‘돈화(敦化)’라는 뜻은 ‘백성들을 가르침을 두텁게 하다’는 뜻으로서 백성 교화를 중시했던 임금의 덕목을 엿볼 수 있다. 돈화문은 이층의 단청 건물이며, 위층에 한국을 상징하는 태극무늬가 일렬로 덧칠돼 있다.

 
  • 창덕궁 인정전에서 조선 임금인 숙종, 영조, 고종 등이 즉위식을 올렸다

인정전
인정전은 창덕궁의 정전으로서 조선 임금의 즉위식은 물론 외국 사신 접대 행사 등이 이곳에서 일어났다. 이곳에서 즉위한 임금은 연산군, 숙종, 영조, 순조, 철종, 고종 등이다. 이곳에 남아있는 비석은 신하들의 품계를 기록한 품계석인데, 품계와 관직 종류에 따라 문관은 동쪽, 무관은 서쪽에 자리했다.
 
대조전
대조전은 임금과 왕비의 침상이 있던 곳이다. 조선은 격동의 구한말 시대를 거치며 대한제국으로 계승됐는데,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인 순종이 이곳에서 승하했다. 600년 조선의 마지막 임금이 숨을 거둔 장소로서, 조선의 국운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장소다.
 

 
  •  창덕궁 낙선재는 궁중 여성들이 상을 당했을 때 임시로 거처하던 곳이다

낙선재는 국상을 당한 궁중 여성들이 머무르던 곳이다. 상중에 사용한 곳이어서 붉은 색인 단청을 칠하지 않았으며, 무채색 톤과 팔작지붕 등이 특징이다. 궁중 여성들의 공간인 만큼 다른 부속건물에 비해 정갈하고 소담한 특징을 엿볼 수 있다.
 
후원(부용정과 그 부속건물)

창덕궁에서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후원은 왕실 정원이다. 왕실 연못인 부용지와 애련지가 있고, 또한 개울인 옥류천이 있다. 특히 옥류천의 너럭바위는 수로 형태로 홈이 패여 있는데, 왕과 신하들이 이곳에 둘러 앉아 수로에 술잔을 띄워놓고 풍류를 즐겼다 한다. 한편 임금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늙지 않는다’라는 뜻의 아치형 문인 ‘불로문’이 남아있다.

 

종묘

종묘는 조선 초대 임금인 태조 3년(1394년) 건립된 곳으로서 역대 조선 임금과 왕비, 유교 선현들의 신주를 모신 곳이다. 종묘는 조선 왕실 유교문화의 전통이 남아있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또한 매년 종묘에서 치러지는 종묘대제 또한 무형 유산으로 등록돼 있는데, 우리나라 전통 악기의 장중함을 느낄 수 있는 제례 행사이다.
 

 
  • 종묘 정전은 조선 임금을 모신 곳이다 

정전

종묘 정전은 장방형의 긴 건물로서, 역대 조선 임금과 왕비들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정전에는 영혼만 다닐 수 있는 ‘신로’가 있는데, 이곳을 신성히 여겨 왕도 함부로 다닐 수 없었다. 한편 이곳은 조선 모든 왕, 임금의 신주를 모신 것은 아니다. 임금 중에서도 행실이 좋지 않다고 평가된 임금을 제외하고 49명의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고 있다. 
 

 
  •  종묘 영녕전은 정전의 신주 공간이 부족해지자 세종 때 추가로 건립해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곳이다

영녕전

영녕전은 역시 임금의 신주를 모신 곳이다. 당초 정전은 총 7칸 짜리 건물로 지어졌기 때문에 역대 왕의 신주를 모두 모실 공간이 부족했다. 따라서 추가로 영녕전을 지었는데, 이곳에는 조선 태조 이성계의 3대 조상(부모, 증조부모, 고조부모) 신주가 모셔져 있다. 한편 조선 사상 폭군으로 격하돼 폐위된 연산군, 광해군은 정전은 물론 영녕전에도 신주가 모셔져 있지 않다. 이러한 사실로 미루어보더라도 조선이 왕권과 신권의 조화를 추구한 체제인 점을 짐작할 수 있다.
 

 
  • 종묘 악공청은 종묘제례악을 담당한 악공들이 머무르던 곳이다

  • 종묘 재궁은 제례를 지내기 전 임금 등이 몸을 단장하던 곳이다

재궁 외 부속 건물들

종묘에는 그밖에도 다양한 부속 건축물이 있다. 제례 때 사용할 향과 축문 등을 보관한 향대청, 제례 중 왕이 휴식을 취하던 공간인 망묘루, 음식 만들 때 쓸 물을 길어 올리던 우물인 제정, 제수음식을 검사하던 찬막단 등이 그곳이다. 또한 제례 직전 임금이 목욕재계를 위해 몸을 씻던 어목욕청, 세자가 머무른 세자재실 등이 있다. 특히 종묘는 신성한 제례 공간이라 하여 남성들만 출입할 수 있었는데, 이 때문에 제례에 쓰일 음식도 남성이 만들었다는 점은 기억할 만하다. 일반적으로 궁중 음식은 수랏간 나인들이 제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 종묘 정전에서 동문에 이르는 가을 단풍은 아름답다.

  • 종묘 정전의 신로는 영혼만이 다닐 수 있는 신성한 길이다.

한편 종묘 정전에서 동문으로 이르는 길은 가을이면 단풍이 아름다운 곳이다. 길 가운데 난 돌길을 따라 걷다보면 종묘라는 공간이 주는 엄숙함을 새삼 느낄 수 있다. 또한 역사 속으로 묻힌 600년 조선의 역사를 다시금 되새기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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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 편집국

발행2014년 11월 1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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