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둘레길 은평 4구간 4色 만남 ,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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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둘레길 은평 4구간 4色 만남


서울의 허파로 불리는 북한산 산행은 구름 정원길. 마실길, 내시 묘역길, 어울림 등 수다한 코스와 그에 따른 다양한 정취로 어느 코스를 가든 결코 실망하는 법이 없다. 늘 푸른 숲과 기묘한 바위봉우리가 자랑인 세계적으로 드문 도심 속의 국립공원이지만, 피곤한 일상에 묻힌 도시인들은 그 가치를 알지 못할 때가 많다. 천혜의 휴식처가 반드시 멀리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온 몸으로 가르쳐주는 도심의 보석 같은 둘레길 코스는 어디를 밟아도 빼어난 산세에 절로 감탄사를 토해낼 만큼 매력적이다.

                    
                

산행의 진수를 맛보는 북한산

북한산의 단풍 절경이 빼어나다.

서울시 6개구와 경기도 3개시에 걸쳐 있는 북한산 둘레길은 총 63.2㎞. 이 길이는 도봉산을 한 바퀴 도는 것과도 맞먹는다. 게다가, 숲의 고요가 마음을 토닥이는 1구간 ‘소나무숲길’부터 역사의 숨결을 고스란히 품은 2구간 ‘순례길’, 무한한 평화의 시간으로 이끄는 3구간 ‘흰 구름 길’, 어머니의 목소리가 깃든 4구간 ‘솔 샘 길’ 등 무려 21구간이나 된다. 이 코스를 모두 알차게 둘러보는 것도 의미 있겠지만, 마음먹은 대로 실천에 옮기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옛 성길’ ‘구름 정원 길’ ‘마실길’ ‘내시 묘역길’ 등 은평구 4구간(12.6㎞)을 다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북한산 둘레길을 완전정복 한 것이나 진배없다 할 수 있다. 은평구 구간은 북한산 총 구간의 축약판이기 때문이다. 이 길은 저마다의 짙은 색으로 중무장하고 발길 가는 곳곳 깨알 같은 잔재미를 안겨주고 있어 심심할 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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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장하게 솟아오른 북한산의 모습과 가을의 둘레길이 아름답다. 

하늘다리 위를 걸으면서 서울 도심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구름 정원길 구간(북한산생태공원 상단~진관생태다리 앞)은 삼림욕장 수준의 많은 피톤치드가 방출되는 곳이다. 동네 ‘마실’ 나가듯 여유롭게 산행 길에 오를 수 있는 구기터널 상단 계곡을 가로지르는 마실 길 구간(진관생태다리 앞~방패교육대 앞)과, 은평구 보호수인 은행나무와 약 150년 된 느티나무(높이 15m, 둘레 3.6m)가 있는 내시묘역 길 구간(방패교육대 앞~효자동 공설묘지), 북한산성 축성에 동원된 연인을 기다리다 연못에 뛰어든 기생의 전설이 서린 둘레 교 구간 등이 있다.

 

Gray, 도읍의 향기가 서린 ‘옛성 길’

홍지동, 홍은동, 녹번동, 불광동으로 이어지는 7구간을 ‘옛성 길’(탕춘대 성암문 입구~북한산 생태공원 상단, 2.7㎞)이라 한다. 이곳은 조선 숙종 때 도성과 북한산성을 보완하기 위해 만든 탕춘대 성암문에서 북한산생태공원 상단으로 이어지며, 북한산 둘레길 중 유일하게 성문을 통과하는 구간이다. 옛 성길 전망대에 오르면 보현봉, 문수봉, 비봉, 향로봉, 족두리봉 등 북한산 서쪽 봉우리들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Red, 그저 마음 가는 대로 ‘마실길’

북한산 둘레길의 가을 단풍이 아름답다

은평 뉴타운 근처 9구간 ‘마실 길’(진관 생태다리 앞~방패 교육대 앞, 1.5㎞)은 북한산 둘레길 중 가장 짧은 구간이다. 천천히 걸어도 45분 정도면 끝난다. 마실 길엔 진관사가 있어 한번 둘러보고 몸이 풀린다면 가볍게 비봉이나 향로봉, 사모바위로 마실 나가듯 가보는 것도 좋다. 동네 마실 나온 기분으로 가볍게 걷다 보면 생태적, 역사, 문화적 가치가 있는 명소들도 만나게 된다. 특히 성종의 13번째 왕자인 영산군의 사위며 경주정씨 54세조인 정충인공이 심었다는 느티나무 5그루가 아름드리 숲을 이루며 나를 반겨준다. 일상에 지진 몸을 추스르는 데 이만한 자유를 내주는 길도 없다.

 

Khaki, 용맹과 충의의 ‘내시 묘역길’

지나면 10구간 ‘내시 묘역 길’(방패 교육대 앞~효자동 공설묘지, 3.5㎞)이 나온다. 이곳은 조선시대에 조성된 국내 최대의 내시묘역이 위치해 있다. ‘무리 지어 있어도 남에게 기대지 않고 홀로 서서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명언도 만날 수 있다. 그러면서 동시에 군신의 예를 목숨처럼 여기며 왕을 그림자처럼 보좌하던 내시들의 삶을 재발견 할 수 있다. 또 북한산성 탐방센터와 먹자골목이 자리해 있어 시원한 막걸리 한 잔의 여유도 맛볼 수 있는 곳이 이 길이다.

 

둘레길 속에 ‘향토보물’ 하나로 엮는 은평구

단풍으로 곱게 물든 북한산 둘레길의 모습이다. 

이밖에도 북한산 둘레길 은평구 구간에서는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주말이면 ‘은평구 문화관광해설사’가 배치돼 둘레 길에 담긴 은평의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문화관광해설사는 불광동 관광안내소 및 하나고교 정문 맞은편 정류소를 출발점으로 옛 성길~구름정원 길~마실 길~내시묘역 길 등을 함께 순회하며 설명하는 방식이다.
 
특히 내시 묘역 길 등 약 4㎞ 구간은 장애인이나 유모차를 동반한 취약계층의 사람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어울림 길’로 조성됐다. 불광동 장석거리 등에 장터를 만들어 다른 곳에서 출발한 둘레길 탐방객들도 은평구에 들를 수 있도록 하고, 간식거리를 파는 매점을 설치했다. 그동안 비장애인에 맞춰져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이 다니기에는 불편했던 둘레 길을 누구나 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나아가 외국어 안내판을 설치하는 등 외국인 관광객들도 쉽게 탐방할 수 있는 국제적인 코스로도 집중 계발되어지고 있다.
 
둘레길 주변에 있는 천년고찰 진관사는 칠성각에서 태극기와 독립신문 류 등 백초월 스님의 독립운동사료, 한글창제와 관련된 조선시대 독서연구기관인 독서당, 전통사찰음식 등 뛰어난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다. 은평구의 자랑 한옥마을 등과 연계해 외국 관광객들도 찾고 싶어 하는 전통문화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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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색 4 구간의 북한산 둘레길로 출발해 보아요~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둘레길을 손 맞잡고 걸으며 추억을 쌓아 보아요. 둘레길에 소개된 길 외에도 다양한 북한산 둘레길이 있으니 함께 찾아볼까요?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8년 10월 15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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