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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왕국의 혼이 서린 곳, 부소산성과 낙화암


부여와 공주를 비롯한 백제역사유적지구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가 가시화되고 있다. 현재 유네스코에 등재된 우리나라의 세계유산은 모두 13곳. 그 중 삼국시대 이후 세계유산에 오르지 못한 왕조는 백제가 유일하다. 백제역사유적지구의 등재가 더욱 간절한 이유다. 백제는 신라에게 패망했다. 그러나 문화와 유적만큼은 어느 왕국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꽃피웠다. 특히 부여는 백제의 마지막 도읍으로서, 백제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찬란한 문화유산들을 간직하고 있다. 

                    
                

백제의 마지막 보루 ‘부소산성’

  • 부소산성에 조성된 산책로(좌)와 부소산성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누각인 사자루의 현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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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소산성에 조성된 산책로(좌)와 부소산성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누각인 사자루의 현판(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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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소산성에 조성된 산책로(좌)와 부소산성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누각인 사자루의 현판(우).

부여 시가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바로 부소산이다. 시가지 북쪽에 나지막하게 자리 잡은 부소산은 백제의 마지막 보루가 되었던 부소산성을 비롯하여, 삼천궁녀의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 낙화암, 고란사 등의 수많은 유적지를 품고 있는 곳. 백제의 혼을 느끼고 싶다면 제일 먼저 들러보아야 할 곳이다. 부소산성은 백제의 수도였던 사비 도성의 일환으로, 500년경 축조된 것으로 보인다. 이후 538년 수도 천도를 전후하여 일부가 개축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백제 무왕 6년(605년)에 이르러 대대적인 개수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일부 성벽은 통일신라시기에도 수축되어 이용된 것으로 여겨진다.
 
부소산성은 부소산의 정상을 중심으로 테뫼식 산성이 동서로 나뉘어 붙어 있는 형태인데, 그 주위로 다시 포곡식 산성이 더해져 복합식 산성의 형태를 띠고 있다. ‘삼국사기’에는 사비성, 소부리성(所扶里城) 등의 명칭으로 기록돼 있으나, 현재는 산의 이름을 따 부소산성이라 부르고 있다. 한편, 부소산성 곳곳에서는 다양한 문화유산들이 산재해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삼충사다. 삼충사는 백제 후기 때의 충신인 성충, 흥수, 계백 등의 위패를 봉안하고 있는 사당이다. 삼충사를 지나 조금 더 오르면 일출 감상을 할 수 있는 영일루가 자리 잡고 있으며, 그 뒤편으로는 곡식 창고 역할을 했던 군창 터가 남아 있다. 또 부소산성 꼭대기에는 서편을 향해 바라보고 있는 사자루가 위치하고 있다. 

 

‘삼천궁녀’ 설화가 전해 내려오는 낙화암

  • 낙화암 위에 세워진 정자 '백화정'. 1929년 당시 군수가 백제 궁녀들의 원혼을 추모하기 위해 세웠다고 전해진다.

부소산 북쪽에는 ‘삼천궁녀’ 설화로 유명한 낙화암도 자리 잡고 있다. 백마강을 내려다보며 깎아지른 듯 서 있는 바위 절벽이 바로 낙화암이다. 낙화암은 나당연합군에게 사비성이 함락 당할 때, 수많은 백제의 궁녀들이 꽃잎처럼 백마강에 몸을 던졌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오는 곳이다. 그리하여 낙화암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는데, ‘삼국유사’에는 ‘사람이 떨어져 죽은 바위’라는 뜻에 타사암(墮死岩)이라고 기록돼 있다. 한편, 바위 절벽에 새겨진 ‘낙화암(落花岩)’이라는 글씨는 조선시대 대표 학자인 우암 송시열 선생이 쓴 글씨라고 알려져 있다. 
 

  • 마시면 3년 젊어진다는 '고란약수'로 유명한 고란사 전경. 낙화암 아래 자리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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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마강이 유유히 흐르는 낙화암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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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시면 3년 젊어진다는 '고란약수'로 유명한 고란사 전경. 낙화암 아래 자리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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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마강이 유유히 흐르는 낙화암의 모습.

그런가 하면, 낙화암 아래쪽에는 한 번 먹을 때마다 3년이 젊어지는 약수로 유명한 고란사가 자리 잡고 있다. 고란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6교구 본사인 마곡사의 말사로 백제 후기 때 창건된 것으로 추정되나, 정확한 기록은 전해지지 않는다.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이 절은 과거 백제의 왕들을 위한 정자였다고 전해지며, 궁중의 내불전(內佛殿) 역할을 해왔다고도 한다. 한편으로는 낙화암에서 몸을 던진 삼천궁녀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고려 때 창건한 사찰이라는 말도 전해진다. 사라진 백제 왕국의 혼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 그 애틋하면서도 고고한 흔적을 엿보고 싶다면 부소산성과 낙화암을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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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소산에는 부소산성과 삼충사, 영일루, 사자루, 낙화암 등 백제 때의 유적과 문화유산이 많이 남아 있답니다. 백제 문화를 엿보고 싶다면 부소산으로 떠나봐요!

트래블투데이 심성자 취재기자

발행2021년 10월 07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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