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2년, 버스커버스커가 부른 <여수 밤바다>가 전국의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을 때, 여수에서는 여수세계박람회가 한창이었다.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이라는 주제로 93일 동안 열린 이 박람회는 박람회 기간 동안 80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다녀가며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박람회가 끝난 뒤, 4년 여 동안 공들여 지은 박람회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지역 사회의 고민이 깊어졌다. 이후 여수세계박람회장은 '엑스포해양공원'이라는 명칭으로, 박람회를 추억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게 된다.
곳곳에 남아 있는 여수엑스포의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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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세계박람회가 끝난 지도 어느덧 수 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여수 곳곳에서는 그때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곳이 바로 여수엑스포역이다. 본래 여수역이라는 이름으로 운여되었으나, 여수세계박람회를 1년 앞둔 지난 2011년 여수엑스포역으로 개칭되었다. 역사 또한 기존의 역사에서 새로운 역사로 이전되었다. 박람회가 끝난 후에도 '여수엑스포역'이라는 명칭을 유지하고 있으며, 엑스포해양공원과는 도보 5분 이내의 지척에 자리 잡고 있다. 역사 앞에는 여수세계박람회의 공식 마스코트였던 여니와 수니 조형물이 여전히 귀여운 모습으로 서 있다. 한편, 여수세계박람회는 지난 2012년 5월 12일부터 8월 12일 까지 석 달 동안 개최됐던 국제 박람회로, 주제관과 한국관, 국제관, 기후환경관, 해양산업기술관, 해양문명도시관, 대우조선해양로봇관 등의 전시시설이 마련되었다. 이중 대부분 전시관이 박람회 직후 철거되었으며, 현재는 빅오와 스카이타워전망대, 엑스포기념관과 엑스포디지털갤러리 등 일부만 남아 있다.
첨단기술이 도입된 새로운 차원의 해양공원
여수 엑스포 해양공원은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가 열렸던 곳을 새로 단장하여 개장한 곳이다. 공원 정문에 들어서면 맨 먼저 엑스포디지털갤러리(이하 EDG)가 나타난다. 갤러리 입구에는 박람회 당시 마스코트였던 여니와 수니가 여전히 친근한 모습으로 서 있다. EDG는 2012 여수세계박람회 당시 박람회가 자랑하던 4대 특화시설 중 하나였다. 첨단 IT 기술과 조명예술이 도입된 대형 LED 스크린으로, 각종 영상물과 이미지가 송출된다. 그런가 하면, 별도로 설치된 카메라에 얼굴을 촬영하여 EDG에 띄우는 것도 가능하다.
EDG와 함께 남아 있는 또 하나의 건물은 스카이타워 전망대다. 스카이타워 전망대는 박람회 당시 사용하지 않던 시멘트사일로를 리모델링하여 만든 전망대로,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소리를 내는 파이프오르간으로 기네스에 등재돼 있다. 스카이타워는 하프 모양을 하고 있는데, 외벽에 조명이 설치돼 있어 밤에 보는 것이 더욱 아름답다. 파이프오르간은 사람이 직접 연주하는 것으로 동절기를 제외하고 매일 5회씩 연주된다. 전망대에 오르면 엑스포 해양공원의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전망대 곳곳에는 바닥을 내려다볼 수 있는 투명유리가 설치돼 있는데, 유리 위로 오르는 순간 아찔한 기분도 느낄 수 있다.
여수세계박람회 당시 최고의 화제였던 빅오(Big-O)도 여전히 자리에 남아 있다. 빅오는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커다란 'O'자 모형으로 세워져 있는 조형물이다. 빅오에서는 해상분수와 워터스크린, 조명, 레이저 등이 한데 어우러진 '빅오쇼'를 볼 수 있다. 본쇼에 앞서 해상 분수쇼가 먼저 펼쳐지는데, 어둠이 내린 여수 밤바다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음악에 맞춰 춤추는 분수를 보고 있으면 그 낭만적인 분위기에 흠뻑 빠져든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해상 분수쇼를 감상하면 여기저기서 감탄하는 소리가 쏟아져 나온다. 분수쇼가 끝나면 본쇼가 시작되는데, 본쇼는 마치 한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하다. 다양한 이야기를 주제로 한 공연이 펼쳐지며, 소리와 빛을 이용하기 때문에 오감이 살아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2012년에 열렸던 여수세계박람회를 기억하면서,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엑스포해양공원! 바다와 맞닿아 있어 그 풍광 또한 아름답답니다.
글 트래블투데이 이도훈 취재기자
발행2018년 06월 17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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