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피랑이라는 마을이 있다. 중앙시장에서는 걸어서 10분 내외, 통영항에서는 대중교통으로 20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 인근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모여들어 마을을 이루고 살았다. 그러나 한때는 200여 가구까지 이뤘던 마을은 2006년 쯤에는 50여 가구만 모여 사는 단촐한 마을이 되었다. 점점 조용한 달동네가 되어가던 이 곳을 살린 건 '푸른 통영 21'이라는 시민단체가 기획한 벽화 공모전이었다. 구불구불한 골목에 색색의 벽화가 그려지면서 동피랑마을은 통영에서 꼭 가야 할 유명 관광지 중 하나로 떠올랐다.
벽화가 아름다운 동피랑마을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유명한 통영. 푸른 바다 넘실거리는 통영. 아름다운 해안 경관과 통영항의 풍경 덕분에 한국의 나폴리라 불리는 이곳이지만 사람들이 통영을 방문하는 이유는 사실 해안이나 항구의 모습에만 있지 않다. 통영을 찾는 가장 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벽화로 유명한 동피랑마을이다. 벽마다 시와 그림이 가득해 마치 동화 속 세계에 온 듯한 기분이 드는 마을인 이곳은 비단 벽뿐만이 아니라, 길바닥이나 굴뚝 등 무언가를 새기고 그릴 공간이 있는 곳이라면 어김없이 그림들이 자리하고 있다. 동피랑의 '피랑'은 언덕을 뜻하는 지역 사투리로, 동피랑은 '동쪽 언덕에 있는 마을'이라는 뜻이다. 동쪽의 언덕에 있는 마을이라니, 그 뜻을 알고 나니 더욱 기대감에 부풀 수밖에. 서민들의 오랜 삶의 터전으로 특유의 문화와 정서가 마을 가득 느껴진다.
동피랑마을에 들어서는 순간 예향 통영의 자존심은 작은 마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든다. 2007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흔히 볼 수 있는 언덕 위에 서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평범한 마을이었던 동피랑 마을은, 공공미술을 통해 통영의 명물로 거듭났다. 이후로는 그림뿐만 아니라 시를 비롯해 멋진 문구도 새겨졌으며, 걸어 다니면서 느끼고 볼 수 있는 다양한 문화까지 자리 잡게 되었다. 지금의 동피랑마을은 통영에 오면 누구나 꼭 한번은 들러봐야 하는 유명 관광지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화사한 색의 동피랑, 화면을 사로잡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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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동네가 알록달록한 색으로 물들었음에도 길은 여전히 꼬불꼬불 골목길로 이루어져 있다. 이 두 가지 요소의 어울림은 마치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깜짝 보물상자와 같은 매력을 지니고 있는데, 이제는 영화와 드라마를 촬영하기 위해서도 많은 사람이 찾는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주민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것에 대한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매년 새로운 벽화를 교체하면서 마을의 매력을 꾸준히 유지했지만, 사람들이 많이 올수록 사생활 침해문제, 소음 문제 등이 발생한 것이다. 때로는 벽화가 그려진 집 안쪽을 기웃거리며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다니 주민들에게는 민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아무리 많은 사람이 몰려도 기본은 그 지역 주민들이 모여 사는 동네라는 사실을 기억해둘 필요가 있겠다.
동피랑 주민들과 맞닿는 접점
동피랑 언덕을 구경하며 언덕길을 올라가다 보면 어느새 갈증이 느껴질 것이다. 햇살도 뜨겁지만, 벽화를 구경하느라 정처 없이 떠돌았던 여파가 슬슬 미쳐오는 것. 하지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동포루 주변에 주민들이 모여서 만든 가게들이 하나둘씩 나타나기 때문이다. 동피랑 점방과 구판장을 비롯해 제각기 특색을 갖춘 카페와 기념품 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말린 고구마로 끓인 달달한 빼데기죽이며 식혜 같은 간식으로 기운을 차린 뒤, 점방에 들르면 지역 작가들이 만든 다양한 기념품들이 기다리고 있다. 동피랑마을을 지키기 위해 마을 사람들도 협동조합을 만들고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니, 앞으로도 계속 성장하는 동피랑마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벽화의 아름다움을 즐기며 걷다보면 허기진 배를 통영의 먹거리로 채우고! 동포루에 올라 통영을 바라본다면 절로 시 한 구절이 떠오르는 여행!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8년 07월 12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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