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땅끝마을, 해남에 가면

봄이면 하얗고 빨간 얼굴로 화사하게 피어난 보해매실농원의 매화, 거칠게 휘몰아치는 울돌목의 물살에서 볼 수 있는 뜰채 숭어잡기, 생명이 살아 숨 쉬는 송호해변 생명의 바닷길, 화려한 철새의 군무가 펼쳐지는 고천암 등. 전라남도에서 가장 큰 면적을 가진 해남군은 이렇게 다 설명할 수도 없을 만큼 다양한 얼굴을 가진 고장이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의 해남은 땅끝마을이라는 이미지로 각인되어 있다.
 
우선 해남군에 가면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단어가 땅끝이다. 한반도의 서남쪽 모서리에 자리하고 있는 지형적 특징 덕분에 해남은 다른 지역에서는 얻기 힘든 땅끝의 이미지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해남의 주요 명소에는 땅끝이라는 접두사가 붙은 곳이 많다. 오늘 [트래블투데이]에서 소개하는 이곳도 땅끝으로 시작하는 이름의 명소다. 땅끝전망대에서 차로 15분이면 갈 수 있는 땅끝조각공원은 조용하게 거닐며 마음을 다스리기 좋은 공원이다.

 

한반도 끝에 마련된 조각공원

2003년에 조성되어 많은 이들이 방문한 땅끝조각공원은 근처의 백일도와 흑일도, 동화도를 포함한 남해안의 모습이 훤히 보이는 송지면 통호리 마을 동산 위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는 국내의 원로작가를 비롯한 유명작가들이 해남의 다양한 특성을 주제로 제작한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전시된 작품은 총 26점이며 각 작가의 특색이 다채롭게 드러난 작품을 통해 해남이 가진 다양한 얼굴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땅끝조각공원의 작품들은 보는 사람마다 각기 다른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다채로운 구성과 재료, 모양 또한 보는 이들의 창의성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그렇다고 과한 형이상학적 형태를 가진 것도 아니라 작품의 감상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 또한 각 작품을 소개하는 글이 짤막한 팻말에 기재되어 있어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다양한 조각을 모두 살펴본 뒤에는 아담한 능선을 따라 마련된 산책로를 걸으며 공원과 바다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뛰어난 작품성으로 해남을 보여주는 조각들과 그 자체로도 예술인 해남의 자연을 담을 수 있는 곳이 땅끝조각공원이다. 그런 이유로 이곳은 많은 출사자들이 촬영을 위한 모임 장소로 사랑받고 있다. 
 

예술과 자연이 조화를 이룬 땅끝조각공원에는 땅끝ㄱ(기역)미술관도 마련되어 있다. 이름부터 특이한 땅끝ㄱ미술관은 해남이 자랑하는 명소를 사진으로 전시하고 있는데 주요 명승지와 일출, 일몰, 관광지 등을 아름다운 사진을 통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다양한 주제의 전시회가 주기적으로 열리고 한지공예, 아로마 천연향 비누 만들기, 재활용품을 이용한 악기 만들기 등의 행사도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주민과 관광객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렇게 땅끝조각공원은 예술과 자연, 그리고 해남의 이야기가 모여서 만들어진 특별한 명소다. 조용하고 이색적인 곳을 찾는다면 땅끝조각공원을 한 바퀴 거닐어 볼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