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를 귀하게 여기던 시절이 있었을까. 항상 옹기는 도자기보다 한 급수 아래인 생활용 그릇으로 취급받았다. 비색 하늘빛이 선명한 청자나 달빛을 품은 백자처럼 투명한 아름다움을 지닌 예술품도 아닌, 흙의 색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질박한 그릇이라 그랬을 것이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자주 쓰이는 물건은 그 나름대로의 사랑을 받게 되는 법. 커다란 쌀독 뒤에 숨어 숨바꼭질을 하는 모습. 하루의 시름을 잊으려 투박한 그릇에 탁주를 넘치도록 따라 마시는 모습. 새로 담글 장이 잘 익기를 바라며 장독대를 깨끗이 닦아주는 모습까지. 잊혀진 일상생활에서 옹기는 꼭 필요한 존재였다. 이런 옹기의 쓰임과 현대화를 볼 수 있는 곳, 울산옹기박물관이다
입구부터 포토스팟이 가득한 옹기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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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고산 옹기마을 가운데에 당당하게 서 있는 울산옹기박물관은 기네스 기록을 세운 옹기가 전시된 곳이다. 멀리서 봐도 가마에 넣기 전, 곱게 빚어놓은 듯한 옹기 모양이 있는 곳을 따라서 가면 바로 울산옹기박물관에 도착하는 것. 가마를 모티브로 삼은 울산옹기박물관 주변의 산책로며, 스페인에서 가지고 왔다는 3,000리터짜리 포도주 항아리가 방문객들을 맞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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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외에서 관람객을 마중하는 것이 항아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옹기수레를 끌고 가는 황소 위에 올라타 유유자적 놀고 있는 아이들을 비롯해 옹기를 깨어지지 않게 운반하고 파는 것을 업으로 삼았던 도붓장수, 옹기를 정성껏 빚고 가마에서 구워내던 장인들처럼 옹기와 관련 있는 사람들의 생활사를 정겹게 모형으로 표현해 공원처럼 아기자기하게 배치해놓았다. 우리 전통 마을에 빠질 수 없는 천하대장군, 지하여장군 장승들을 비롯해 간이식수대까지도 옹기 모티브로 만들어 정겨운 풍경을 볼 수 있다. 박물관 외곽에 가마처럼 만들어놓은 터널과 실제 가마를 비교해보는 것도 울산옹기박물관의 이색적인 볼거리다.
울산 옹기, 기록을 넘어 문화가 되기까지
외고산 옹기마을이 들어선 것은 1950년대부터다. 전국 50퍼센트 이상의 옹기를 생산하는 마을이지만, 80년대 이후 산업화로 인해 옹기를 찾는 사람들은 줄어들었다. 그러나 '숨 쉬는 그릇'이라는 옹기의 장점과 그 소박한 아름다움을 찾는 사람들이 새롭게 늘어나면서, 전통 옹기를 만들고 전승하려는 외고산 옹기마을의 활동도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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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옹기문화를 보다 가깝게 알고 싶다면 전시실을 꼼꼼하게 둘러보자. 가장 큰 옹기로 기네스에 남은 세계 최대 옹기의 옆으로 들어가면 옹기의 역사가 펼쳐진다. 울주군에서 출토된 옹기 유적을 비롯해 옹기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유약을 바른 도기와 바르지 않은 도기와는 어떤 차이가 나는지 등을 쉽게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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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음은 생활문화다. 쓰임새에 따라 달라지는 옹기의 모양을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보다 보면 절로 조선 시대의 정지문화에 대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된다. 특히 우리 전통 음식 생활에서 옹기는 빠질 수 없는 명품 조연이다. 발효 음식에 필요한 공기가 숨 쉬는 그릇을 통해서 유입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전통적으로 먹어온 간장과 된장도 그리 활발하게 발달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청주와 동동주, 탁주 등이 발달할 수 있었던 배경도, 광명단이나 납 유약을 바르지 않은 채 미세하게 숨 쉬며 온도를 유지하는 그릇이 존재했기에 가능했다. 이 외에도 옹기와 비슷한 다른 나라의 그릇들과 함께 옹기의 아름다움과 장점을 재발견할 수 있는 갖가지 전시물들이 준비되어 있다.
시대가 바뀌고 생활 양식이 바뀌면서 옹기를 구워내는 사람들도 많이 줄어들었다. 유리며 플라스틱만이 아니라 신소재로 만드는 그릇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옹기에는 우리 민족의 생활상이 녹아들어간 특유의 아름다움이 여전히 존재한다. 옹기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울산옹기박물관이 기꺼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잠시 잊어버릴 뻔했던 옛 생활사물을 현재로 다시 이어주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옹기집산지인 외고산 옹기마을! 다양한 옹기도 구경하고 옹기박물관도 견학할 수 있는 울산 울주군으로 출발~!
글 트래블투데이 이도훈 취재기자
발행2018년 07월 22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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