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이 흐르는 남도는 예부터 축복받은 땅으로 여겨져 왔다. 가뭄이 극심한 해에도 강물은 마를 생각을 하지 않았고, 덕분에 영산강가에 자리 잡은 부락들은 비옥한 토지에서 농작물을 기르며 풍요로운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산으로 둘러싸인 곳이라는 뜻의 '회산'도 그런 마을 중 하나였다. 행정구역상 일로읍 복룡리에 속하는 회산이 최근 연꽃마을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동양 최대 규모의 백련 서식지로 알려진 회산 백련지 때문이다.
백련(白蓮)으로 피어난 농부의 꿈
회산 백련지는 동양 최대 규모의 백련서식지로 알려져 있다.
회산 백련지는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에 농업용수의 확보를 위해 건설된 인공연못이다. 건설 이후 농업용수 확보라는 일만 해왔던 이곳은 1981년 영산강 종합개발의 일환인 영산강 하굿둑의 완공으로 인해 저수지의 기능을 잃었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저수지의 수위는 점점 낮아졌고 연꽃이 자라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게 되었다. 수위가 점점 줄어들수록 백련이 자생하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었고, 현재는 동양 최대의 백련 자생지로 손꼽히는 곳이 됐다. 그런데 이곳에 왜 백련이 서식하게 되었을까?
평범한 저수지에 처음으로 하얀 연꽃이 얼굴을 내민 것은 1955년의 일이다. 저수지 옆에 자리한 덕애부락에 살던 농부 정수동 씨가 어느 날 꿈을 꾸었다. 하늘에서 학 열두 마리가 내려와 앉아있는 모습이었다. 이를 상서로운 징조라 여긴 정 씨와 마을 주민들이 연뿌리 열두 주를 저수지 가장자리에 심고 정성껏 가꾸기 시작했다. 그리고 영산강 하굿둑의 완공과 동시에 수위가 낮아지자 그가 심은 백련은 급속도로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동양 최대의 백련 자생지가 된 백련지는 근처 농부의 꿈에서 비롯된 것이다.
전체 면적이 33ha에 달하는 회산 백련지는 동양 최대의 백련 자생지로 기네스북에 등재될 만큼 그 명성이 자자하다. 이곳은 해마다 7월경이면 백련이 온 세상을 뒤덮을 기세로 피어나 장관을 이룬다. 10만 평의 대지를 가득 메운 초록빛 연잎 사이로 보이는 하얀 꽃망울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연꽃을 보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거의 모든 꽃잎이 만개한 8월경이며 9월이 지나면 연꽃은 하나둘 꽃을 떨군다. 화려하게 피어난 연꽃을 보고 싶다면 8월에 열리는 무안연꽃축제 시기에 맞춰서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풍성한 연꽃에 흠뻑 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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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이 추억을 남기기 위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2
회산 백련지의 절정은 연꽃이 만개하는 7월과 8월이다.연꽃에는 신비한 힘이 있다. 연꽃을 바라보고 있으면 어쩐지 혼탁했던 마음이 절로 편안해지는 느낌이 든다. 연꽃이 흙탕물 속에서 물을 정화시키며 맑은 꽃을 피운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연꽃에는 물뿐만 아니라 사람의 마음도 정화시켜주는 힘이 있는가 보다. 그래서일까. 예부터 선비와 양반들은 많은 꽃들 중에서도 유난히 연꽃을 사랑했다.
송나라의 대표 유학자 주돈이는 다음과 같이 연꽃을 예찬하기도 하였다. '나는 연을 사랑하나니 연꽃은 진흙 속에서 났지만 더러움에 물들이지 않고 맑은 물결에 씻기어도 요염하지 않으며 속이 비고 밖이 곧으며 덩굴지지 않고 가지도 없다. 향기는 멀리 갈수록 맑으며 우뚝 서 있는 모습은 멀리서 보아야 참맛을 느끼게 하니 연은 꽃 가운데 군자이다.‘ 그런가 하면, 연꽃은 많은 씨앗을 담고 있어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과거 그림, 건축물, 의복, 자수 등에서 연꽃 문양을 자주 발견할 수 있다. 이처럼 여러 가지 의미를 지닌 연꽃을 감상하기에 회산 백련지만큼 좋은 곳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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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산 백련지에는 수련, 가시연꽃, 홍련, 애기수련, 노랑어리연 등 약 30여 종의 연꽃과 50여 종의 수생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이러한 연꽃을 조금 더 가까이에서 느껴보고 싶다면 280m 길이의 백련교와 연못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를 걸어야 할 것이다. 근처에는 자연학습장과 수생식물생태관은 물론,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물놀이장, 하룻밤을 묵어갈 수 있는 오토캠핑장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으니 회산 백련지의 매력에 푹 빠져보길 바란다.
동양 최대의 백련자생지인 회산 백련지. 올여름 활짝 피어난 연꽃을 바라보며 마음도 깨끗이 정화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8년 08월 07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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