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109년 전 한일병탄조약이 공포된 국치일인 8월 29일(목)에 우리 민족의 아픔이 서려 있는 남산 예장자락에 약 1.7㎞에 이르는 ‘국치길’ 조성을 완료하고, 독립유공자 후손 등과 함께 국치의 현장을 걷는 역사탐방 ‘국치일에 국치길을 걷다’를 개최한다.
8.29(목) 독립유공자 후손 등 시민과 함께 ‘국치일에 국치길을 걷다’ 역사탐방 진행
일제는 서울(한양)의의 얼굴 격인 남산에 조선신궁을 설치하고 식민지 침략자인 메이지 일왕과 일본 건국신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를 숭배케 했다. 한국 통치의 중추인 통감부를 세우고, 일본인 집단 거주지를 조성한 곳도 남산이었다. 남산은 나라를 잃고 국토와 주권을 내주어야 했던 치욕스런 장소였으며 해방 이후에는 중앙정보부가 설치되어 100년 간 시민이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장소이기도 했다.
‘국치길’은 한일병탄조약이 체결된 ‘한국통감관저 터’에서 시작해 김익상 의사가 폭탄을 던진 ‘한국통감부 터(왜성대 조선총독부 터)’와 ‘노기신사 터’, 청일전쟁에서 승전한 뒤 일제가 세운 ‘갑오역기념비’, ‘경성신사 터’를 거쳐 ‘조선신궁’에 이르는 길로, 길 마지막에는 지난 8월 14일 위안부 기림의 날에 서울시에서 설치한 <서울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시는 이번에 ‘길’을 형상화하고, 역사를 ‘기억’하자는 의미에서 한글 자음 ‘ㄱ’ 모양의 로고를 국치길 보도블록 곳곳에 설치하고,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며 ‘ㄱ’자 로고를 보는 것 자체로 치욕스러웠던 시대의 감정을 체험할 수 있도록 재구성했다. 한글 자음 하나만으로 국치길의 정체성을 분명히 한 것이다.
시는 ‘ㄱ’ 로고 안쪽에 ‘국치길 1910/1945’를 함께 넣어서 역사의 현장성과 시대의 의미를 간략하지만 명료하게 알 수 있도록 하였으며, 통행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공공보도 위에 보도블럭 모듈로 설치했다.
국치길 코스는 남산 예장자락 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남산의 숨은 역사 조사결과를 토대로 역사 현장을 연계해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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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시는 오랜 기간 동안 시민에게 드러나지 않은 채 위락 공간으로 인식되어 온 남산 예장자락 공간의 특성을 고려해 국치길의 각 역사 현장에 ‘ㄱ’ 모양의 스탠드형 안내 사인을 설치했다.
국치길을 알리는 전체 로고 디자인 ‘ㄱ’을 기본 조형 형태로 활용하여 시민들이 안내사인의 목적을 쉽게 인지하도록 디자인 했으며, 기본 형태에 설치지역 각각의 지형적 특성(등고선)을 반영하고, 착시효과를 통하여 일그러진 역사를 시각적으로 표현하였다.
한편 서울시는 ‘국치길’ 역사탐방로 조성을 완료하고 국치일인 8월 29일(목) 오후 3시 독립유공자 후손, 시민들과 국치의 현장을 함께 걷는 역사탐방 ‘국치일에 국치길을 걷다’도 개최한다.
이번 행사의 1부는 역사탐방로 개막식, 2부는 현장답사로 진행되며,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종찬 3.1운동 100주년 서울시기념사업위원장, 이종걸 국회의원과 백범 김구 선생의 증손자 김용만, 조소앙 선생의 손자 조인래씨 등 독립유공자 후손과 시민들이 함께 한다.
1부 역사탐방로 개막식에는 역사어린이합창단의 목소리로 ‘압록강 행진곡’과 ‘광복의 노래’가 헌정될 예정이다.
이번 국치길 조성을 기획하고, 역사탐방을 직접 안내하게 된 서울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총감독인 서해성 교수는 “서울시와 함께 벌써 5년째 이 길을 오르고 있다. 국치길을 걷는 건 욕스러움을 잊지 않고자 하는 까닭이다. 길은 살아있는 구체이자 은유다. 오직 길만이 그러하다. 이 길에서 대한제국은 기울었다. 이는 기록된 역사 2천년 이래로 처음 있는 일이었다. 과거는 그저 잊히는 게 아니라 현재로 함께 할 때만 역사다. 치욕을 잊지 않는 자는 다시 쓰러지지 않는다. 이 길에서 그걸 다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강맹훈 서울시 도시재생실장은 “완성된 국치길이 역사의 아픈 상처를 시민들이 직접 느끼고 기억하며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하는 첫 걸음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치길을 걸으며 우리나라 치욕의 역사의 발자국을 따라가고, 다시는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기억해야겠습니다.
글 트래블투데이 문찬미 취재기자
발행2019년 08월 28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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