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 지곶동에는 ‘세마대길’이 있었다. 도로명 주소의 개편에 따라, 지금은 ‘독산성로’라는 주소를 사용하고 있으나, 이전에는 세마대까지 오르는 길을 세마대길이라 불렀다. 이 세마대길을 따라 만날 수 있는 문화유적지는 두 곳. 사적 제 140호인 세마대와 향토유적 제 8호로 지정되어 있는 보적사다. 보적사와 세마대는 각각의 깃든 이야기가 재미있는 곳이기도 하니, 세마대까지 닿는 길을 걷는 동안 <트래블투데이>가 전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자.
이야기 하나, 보적사에 깃든 이야기
잘 닦인 돌길을 따라가다 보면 ‘해탈의 문’이라 적힌 석문이 나오고, 이 해탈의 문을 통과하면 보적사에 들어설 수 있다. 보적사는 잘 알려진 여느 사찰들과는 달리 꽤나 소박한 모습. 대웅전과 요사채, 종무소, 공양간, 해우소를 제하면 남는 것이 없다 해도 좋을 것이다.
보적사에는 불심 깊은 노부부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보적사가 창건된 것은 백제 아신왕 때, 그러니까 401년의 일이라 전해진다. 소박한 겉모습과는 달리 천 년을 훌쩍 넘긴 고찰이니 흥미로운 일. 대웅전의 전신은 약사전이었다. 이 ‘약사’란 약사여래를 이르는 말인데, 약사여래는 좁게는 중생의 질병을 낫게 하고 넓게는 재화와 의복, 음식 등을 만족케 해 준다는 약사신앙의 대상이 되는 부처. 어찌 약사여래를 모시게 되었는고 하니, 이에 대한 이야기가 전해진다. 춘궁기에 굶어 죽을 위기에 처한 노부부가 세마산의 사찰을 찾았는데, 이 노부부는 마지막 남은 쌀 한 되를 부처님께 공양해버렸다 한다. 헌데 집으로 돌아와 보니 곳간에는 쌀이 가득 차 있었고, 이에 이 사찰의 이름을 ‘보배 보(寶)’ 자에 ‘쌓을 적(積)’ 자를 써 보적사라 하였다는 것.
사찰의 규모가 작기 때문일까, 경내에는 크고 작은 불상들이 아기자기하다. 포대화상과 동자승 모두 웃음을 머금고 있으니 보적사에 전해지는 소박한 이야기에 힘입어 덩달아 웃음이 날 것. 보물이란 것이 꼭 재화를 이르는 것이 아님을 짐작해보았다면 이 아름다운 경내를 휘 둘러본 뒤 세마대로 향하는 길을 계속해서 올라 보자.
이야기 둘, 세마대에 깃든 이야기
보적사에 관련된 이야기를 먼저 들었다면 세마대에 대한 이야기가 더욱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산의 이름(세마산)의 유래가 되기도 한 곳, 세마대. ‘씻을 세(洗)’ 자에 ‘말 마(馬)’ 자를 쓴다고 하니, 말을 씻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 그런데 이 말을 씻긴 것은 물이 아닌 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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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파른 산책로를 오르면 권율 장군이 말을 씻긴 자리, 세마대를 만날 수 있다.이번 이야기는 조선 시대, 임진왜란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익히 알려져 있는 장군인 권율 장군. 독산성을 포위한 왜군의 기세가 등등하였는데, 권율 장군은 왜군 앞에서 쌀로 말을 씻는 모습을 보였다 한다. 당당히 쌀로 말을 씻기는 그 모습, 영락 없이 물로 말을 씻기는 모습으로 보였으니 우리 군사의 식수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던 왜군으로서는 당혹스러웠을 것이 당연한 일. 왜군 또한 식량과 식수의 사정이 그리 녹록치는 않았으니, 왜군은 결국 포위를 풀고 스스로 물러가게 된다.
이 때 말을 씻겼다는 자리가 바로 세마대. 보적사와 세마대 모두 쌀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하는 것이 흥미롭다. 말하자면 ‘쌀로 얽힌 인연’일까, ‘세마대길’이라는 이름이 흔히 불리지 않게 된 지금도 세마산 일원을 찾는 이들은 으레 보적사를 거쳐 세마대로 향하게 되니, 백제를 거쳐 조선 시대로 통하는 이야기가 신통방통, 재미있기만 하다.
두 개의 이야기를 따라 걷는 세마대 가는 길! 전설을 떠올리며 오른다면 더욱 재미있을 것만 같지 않나요?
글 트래블투데이 이승혜 취재기자
발행2015년 09월 17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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