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와 용인시를 나누는 산인 광교산은 울창한 소나무 숲길로 유명한 산이다. 평지에 위치한 광교산의 능선은 다른 산에 비해 완만한 편이라 가벼운 산행에도 좋은 곳으로 유명하며, 특히 빼어난 광교산의 겨울 경치는 수원 8경 중 하나인 광교적설(光敎積雪)로 불리기도 한다. 여름에는 광교산의 소나무들이 따가운 볕을 막아주니, 계절에 상관없는 산행이 가능하다. 광교산의 옛 이름은 광악산이다. 이 산에 광악산(光嶽山)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다름 아닌 고려의 태조 왕건이었다. 견훤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뒤 군사들과 함께 광교산에 머물 때 산 정상에서 홀연히 솟아오르는 광채가 목격되었다. 왕건이 이 광채를 두고 ‘마치 부처가 나에게 내리는 가르침 같다’ 하였다는 일화에서 유래한 것이니, 아름다운 외관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옛 사람들에게는 신성한 산이기도 했다.
거북바위 따라 걸으면 계절이 한아름 안긴다
광교 수변 산책로를 지나 이진봉까지 오르면 거북바위의 방향을 알리는 표지석이 있다. 용주사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 이 거대한 거북바위는 알을 품은 모양새라 더욱 특별하다. 거북바위 아래에 동글동글한 작은 바위들이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맑은 날 이 바위 위에 올라서면 서해가 보인다는 전설을 지닌 거북바위는 옛 사람들이 신성하게 여겨 기도 장소로 많이 찾던 곳이기도 하다.
거북바위는 보기에 따라 모양을 달리 하는 바위다. 언뜻 보았을 때에는 바위에 숨은 거북이의 형상을 찾기 어려우나, 넓적한 바위를 옆에서 바라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앞다리를 쭉 펴고 산 아래를 내려다보는 형상의 거북바위에서는 거북의 눈과 코, 입에서부터 거북의 등껍질 무늬까지도 선명하다. 자연이 어찌 이런 예술품을 만들었는지, 산 중턱에 버티고 선 거북의 모습이 신기하기만 하다.
광교산에는 총 열 개 구간의 코스가 조성되어 있는데, 이 중 네 개의 구간에 철쭉이 핀다. 경기대에서 형제봉에 이르는 백년수 정상, 하광교 소류지에서 종루봉에 이르는 능선, 수원천 발원지, 그리고 한철약수터에서 광교 헬기장에 이르는 구간이다. 우리가 흔히 보는 붉은색에 가까운 화려한 철쭉과는 달리, 광교산의 철쭉은 옅은 분홍색이다. 철쭉이 피는 철에 광교산을 오르면 연녹색 새잎들 사이로 제철을 잊고 피어난 눈처럼 여린 빛깔의 철쭉꽃들을 감상할 수 있다. 광교산의 시린 녹음 사이사이로 보이는 키 작은 철쭉나무들은 산행에 지친 몸에 새 활기를 불어넣어 줄 것이다.
물과 산이 어우러진 경치를 즐기는 광교 수변 산책로
비교적 최근에 조성된 광교 수변 산책로는 총 길이 1.4km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산책로다. 전망 데크와 나무다리, 테마 산책로 등의 다양한 구성을 자랑하여 수원 시민들의 아늑한 쉼터가 되고 있는 광교 수변 산책로는 광교 저수지와 함께 광교산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깔끔한 목재로 조성된 산책로는 길거리에 피어난 식물들의 이름을 소개하기도 하고, 장승과의 특별한 만남을 주재하기도 한다. 광교 수변 산책로의 시작점인 반딧불이 화장실 또한 독특한 외관으로 시선을 사로잡으니, 아담하고도 오밀조밀한 산책로가 아름답다. 봄에는 갖은 들꽃들이 피어나고 가을에는 물가를 따라 갈대가 한들한들 흔들리는 광교 수변 산책로는 한 번 찾으면 떠나기가 아쉽다. 이곳에 문화 공연이 열리는 야외 공연장과 소달구지를 타는 곳이 있다는 것은 아는 사람만 아는 비밀. 그래서 광교 수변 산책로를 걷다 보면 음악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때로는 한가로이 풀을 뜯는 황소를 만날 수도 있다.
산을 오르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광교산 수변 산책로를 걸어보세요. 벚꽃과 철쭉이 담장을 두른 수변 산책로를 걷다보면 그만큼의 소소한 추억이 쌓일 겁니다.
글 트래블투데이 편집국
발행2015년 10월 08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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