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역대 임금 중 가장 비운의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단종(端宗)이다. 그렇다면 가장 비운의 왕비는 누구일까? 이 역시나 단종의 하나뿐인 부인이었던 정순왕후(定順王后, 1440~1521년)가 아닐까? 오늘날의 ‘퍼스트레이디’에 해당하는 왕비의 자리는 언뜻 생각해보면 모든 여인이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행복한 자리였을 것으로 보이지만, 자유롭게 궁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고 여러 후궁을 거느리고 살았던 왕의 모습을 바라보며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마냥 좋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더군다나 정순왕후는 왕비에 자리에 올랐어도 그녀는 단종과 함께 수양대군의 눈치를 보며 마음을 졸였으며 결국 단종은 영월로 유배되어 홀로 죽음을 맞이하니 그녀의 인생이 불운했다는 것에 이견을 갖는 이는 없을 것이다.
장장 8대 왕대에 걸친 恨 많은 삶
정순왕후의 능, 사릉 또한 남양주시에 위치해 있다.
정순왕후는 판돈녕부사 송현수의 딸로 1440년(세종22)에 태어나 1521년(중종16) 향년 82세에 생을 마감하기 까지 그녀는 세종, 문종, 단종, 세조, 예종, 성종, 연산군, 중종까지 장장 8대의 왕대에 걸친 삶을 살았다. 단종이 자신의 숙부에게 왕위를 빼앗긴 후 ‘단종복위운동’으로 인해 노산군으로 강봉(降封)되어 유배를 떠난 이후 수양대군의 동생이자 숙부인 금성대군이 도모한 복위운동이 발각되어 또다시 서인(庶人)으로 강등되면서 정순왕후 역시 부인으로 강봉(降封)되었다.
정순왕후는 조선의 임금 중 가장 불행한 왕이라 불리는 단종의 비다.
타고난 성품과 검소함으로 간택을 받아 15세의 나이에 왕비에 책봉된 정순왕후는 3년 만인 18세에 단종과 이별한 후 60년이 넘는 세월을 홀로 지내게 된다. 서울 청룡사 동쪽에 위치한 동망봉(東望峰)이라는 산봉우리는 이름 그대로 동쪽의 영월로 유배를 단종을 그리워하며 정순왕후가 매일 아침저녁으로 올라와 명복을 빌었다는 곳이다. 궁궐에서 쫓겨난 정순왕후는 평생 염색업을 하면서 동망봉(東望峰) 기슭에 초가집을 짓고 살았는데 끼니 역시 시녀들이 해온 동냥으로 이어갔다고 한다. 왕과 왕비의 자리에 있었지만 늘 노심초사 했던 그들이기에 더욱더 안타깝게 느껴진다. 영조는 이곳의 바위에 ‘동망봉(東望峰)’이란 글자를 써서 단종과 정순왕후의 넋을 위로했지만 일제강점기 때 채석장이 되면서 현재 바위에 새겨진 글씨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트래블아이 왕릉 체크포인트]
교통의 발달로 어디든 쉽게 갈 수 있는 시대가 왔지만 단종이 잠들어 있는 영월장릉(寧越 莊陵)과 정순왕후가 잠든 사릉(思陵)의 거리는 자동차로 달려도 2시간이 넘을 만큼 멀리 떨어져 있다. 恨 많은 일생을 평생 혼자서 단종만 생각하며 보냈다고 하여 생각 ‘사(思)’자를 사용한 능호이기에 더 애잔한 마음이 든다. 서인으로 강등되었던 단종이 1698년 11월 숙종에 의해 복위되자 부인 정순왕후도 복위되었다. 처음 능을 조성하였을 때 민간 신분의 묘로 조성되었기 되었다가 중종 때 대군 부인의 예로 복위되었다. 숙종 때 왕후로 복위되면서 비로소 왕후의 능으로 추봉되었기에 다른 능에 비하여 간소하고, 아담한 느낌을 준다.
정자각 역시 정(丁)자형 보다는 정사각형의 모습에 가까워 아담하다. 정순왕후의 恨 많은 일생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까? 그녀의 능역에 자리하고 있는 석물 역시 그녀의 슬픈 인생을 위로하고 공감하듯 다소곳한 자세로 자리 잡고 있다. 문화재청에서 직영으로 운영하고 있는 전통수목 양묘장과 천연기념물 유전자원 보존은행이 능역에 인접해 있어 한동안 비공개 능역이었던 사릉은 현재 시범적으로 무료 개방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인근에 있는 조선 제15대 임금 광해군의 묘를 비롯해 선조의 후궁 공빈 김씨의 묘, 효종의 후궁 안빈 이씨의 묘는 아직 비공개이며, 학술적 또는 참배를 목적으로 방문할 경우 미리 사전 관람 예약을 통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글 트래블투데이 편집국
발행2015년 09월 05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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