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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시 지역호감도

옛 사람들이 사랑한 아름다운 절, 수종사


남양주시 조안면에 솟아 있는 산, 운길산. 이 산이 남양주 사람들은 물론, 전국의 여행자들에게 사랑받는 것은 비단 이 산이 가벼운 산행을 하기에 적합한 산이기 때문인 것만은 아니다. 운길산은 산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주는 보물을 품고 있다. 왕의 사랑을 듬뿍 받기까지 했다던 특별한 사찰, 수종사를 소개한다. 

                    
                

왕의 이야기가 담긴 신비로운 사찰, 수종사

수종사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어렵다. 운길산 자락에 자리한 이 사찰, 창건 연대가 확실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수종사에 얽힌 이야기 중 가장 오래된 것은 조선 시대 초기에서 시작된다. 어느 날, 세조가 지금의 수종사 근처를 지나게 되었는데 그만 날이 저물어 하루를 묵어가게 되었단다. 잠이 들기 전, 세조는 기이한 소리를 듣게 된다. 운길산으로부터 청명한 종소리가 울리고 있었던 것이다. 날이 밝은 뒤 종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걸음을 옮겨 보니 웬 동굴이 하나 있었다. 굴속에는 16나한이 앉아 있었으며, 종소리처럼 들렸던 것은 동굴바닥으로 떨어지는 물소리였다 한다. 물 수 자(水)에 쇠북 종 자(鐘). 수종사가 이런 아름다운 이름을 쓰게 된 사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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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길산 자락의 아름다운 사찰, 수종사에는 세조의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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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종사 경내에는 세조가 손수 심었다 전해지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자리하고 있기도 하다.

세조는 그 자리에 사찰을 중창하였으니 이 절이 지금의 수종사에 이른다. 세종 때에 조성된 것으로 보이는 옹주의 부도가 사찰 내에 자리하고 있는 점 등으로 미루어 보아 최초의 사찰에 대한 건립연대를 불분명한 것으로 보고 있기는 하나, 수종사 내에는 세조가 굴속에서 16나한을 꺼내어 모셨다는 나한전이 보존되어 있다. 종소리처럼 아름다운 물소리가 들렸다는 암굴이 있으면 좋으련만, 이 굴은 세월이 흐르며 흔적을 찾기 어렵게 되었다. 나한전의 어귀에 굴이 있지 않았을까 상상해 보는 수밖에.

 

서거정, 수종사의 풍경을 사랑하다

수종사를 사랑한 옛 사람이 하나 더 있으니, 조선 전기의 훌륭한 학자 중 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는 서거정이다. 그는 수종사의 아름다움을 ‘동방 사찰 중 제일의 풍광’이라 칭송하며 시 한 수를 지었으니, 이 시가 지금까지도 전해지고 있다.
 

  • 저 멀리, 두 개의 강이 하나로 만나고 있는 신비로운 풍경이 건너다 보인다.
     

가을이 오매 경치가 구슬퍼지기 쉬운데
묵은 밤비가 아침까지 계속하니 물이 언덕을 치네
하계(下界)에서는 연기와 티끌을 피할 곳이 없건만
상방(上方, 절) 누각은 하늘과 가지런하네

흰 구름은 자욱한데 뉘게 줄꺼나
누런 잎이 휘날리니 길이 아득하네
내 동원(東院)에 가서 참선이야기 하려 하니
밝은 달밤에 괴이한 새 울게 하지 말아라

앞서 수종사의 신비로움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으니, 이어 수종사의 풍광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자. 운길산에 자리한 수종사는 신비로운 경치를 관망할 수 있는 사찰이기도 한데, 이 신비로운 풍경은 바로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다. 특히 운무가 가득할 때의 풍경이 사랑받는데,(두 강이 한 곳에서 만나니 운무가 가득한 것은 당연한 일. 수종사가 자리하고 있는 운길산의 ‘운’ 또한 구름을 뜻한다.) 이 때 수종사에서 내려다보는 두물머리의 풍경은 신선의 세계에 온 것만 같은 묘한 풍경을 자아내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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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길산의 우거진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수종사에 닿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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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사. '산에 자리한 사찰' 답게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풍경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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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종사의 어느 어귀에서는 작은 약수터를 만날 수 있기도 하다. 

하늘과 가지런한 누각, 밤새 비가 내려 물이 차 오른 아침. 자욱한 흰 구름과 날리는 누런 잎. 서거정의 시 속에서 수종사가 가장 아름다울 순간을 상상할 수도 있겠으니, 옛 사람들이 수종사를 사랑한 흔적이 고맙기만 하다. 일주문 앞에 자리한 미륵보살과 산사의 절 답게 곳곳에 나무가 우거져 있는 모습, 한 켠의 자그마한 약수터와 같은 것들 또한 수종사의 매력 포인트. 사찰을 찬찬히 둘러보는 동안 옛 사람들처럼 수종사를 사랑하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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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블투데이 김지원 취재기자

발행2020년 04월 24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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